```html1749년 봄, 평안도 감사가 임금에게 급보를 올렸다. "도내 각 성에 피란 들어온 백성들이 역병에 크게 걸렸으니, 약재와 의방을 내려 주십시오." 조선왕조실록은 이 한 줄짜리 계문을 그대로 남겼다. 날짜, 지역, 피해 규모. 오늘날 역학자들이 가장 원하는 정보들이다.실록은 전염병 지도를 품고 있다조선왕조실록에는 역병 기록이 수백 건 이상 흩어져 있다. "황해도 대역(大疫)", "함경·황해도 려역대치(癘疫大熾)", "전라도 려역식(癘疫息)". 발생과 소멸이 모두 적혀 있다. 단순한 재난 일지처럼 보이지만, 현대 역학의 시선으로 읽으면 전혀 다른 자료가 된다. 유행 시기, 발생 지역, 확산 방향, 그리고 소멸 시점. 현대 의학에서 감염병 모델링에 꼭 필요한 변수들이 500년치 기록 안에 담겨 ..